
제 블로그 레시피들 보고 친구가 한마디 했어요.
“야, 이거 비건이 아니어도 다 맛있게 먹는 거잖아. 고기만 안 먹는다고 비건이냐?”
솔직히 틀린 말은 아니에요. 저는 페스코라서 생선이랑 해산물은 먹거든요. 근데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게 있는데, 채식에도 종류가 엄청 많아요. 완전 비건부터 페스코, 락토오보, 플렉시테리언까지 — 고기를 안 먹는다는 공통점은 같지만 세부 기준이 다 달라요. 저는 페스코지만 그게 틀리거나 덜한 게 아니라 그냥 저한테 맞는 방식인 거예요.
그리고 사람들이 “고기만 안 먹으면 되는 거 아니야? 쉽겠다” 라고 하는데… 현실은 전혀 안 쉬워요. 직장 다니면서 점심 메뉴 고를 때, 회식 때마다 고기 없는 메뉴 찾기가 얼마나 눈치 보이는지. 나 때문에 메뉴 바꾸자고 말도 못 하고, 고기 굽는 자리에서 반찬만 먹고 온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그게 쉬운 일인 것처럼 보이는 거 자체가 이미 얼마나 모르는 건지.
근데 친구가 그 말 한마디로 제 승부욕을 자극해버렸어요. 그래, 그럼 오늘은 진짜 리얼 비건들이 먹는 방식으로 — 고기는 물론이고 달걀도, 유제품도, 해산물도 전부 없이 — 3코스 요리를 만들어 볼게요. 친구야, 잘 봐 😤🌿
🥗 1코스 — 식전 요리 | 후무스 & 채소 스틱
왜 후무스였냐면
후무스를 처음 접한 건 유튜브에서 해외 비건 유튜버 영상 보다가였어요. 병아리콩으로 만드는 중동식 딥 소스인데, 비건들 사이에서는 완전 기본 중의 기본 메뉴더라고요. 만드는 것도 엄청 쉬워 보이고, 비건 3코스 식전 요리로 딱이다 싶었어요.
재료 (2인분)
재료 분량
| 병아리콩 (불린 것 or 통조림) | 200g |
| 병아리콩 삶은 물 | 30g |
| 참깨 (or 타히니) | 4큰술 |
| 올리브오일 | 4큰술 |
| 마늘 | 2~3쪽 |
| 레몬즙 | 2큰술 |
| 소금 | 1/2작은술 |
| 청양고추 (선택) | 1개 |
| 파프리카 파우더 | 약간 (토핑용) |
| 채소 스틱 (당근, 오이, 셀러리 등) | 적당량 |
만드는 법
1단계. 병아리콩 통조림을 쓰면 훨씬 편해요. 건병아리콩을 쓴다면 하룻밤 물에 불려서 소금 넣고 30분 정도 삶아주세요. 삶은 물은 꼭 따로 챙겨두세요. 나중에 농도 조절할 때 써요.
2단계. 믹서에 삶은 병아리콩, 참깨, 올리브오일, 마늘, 레몬즙, 소금을 넣고 갈아주세요. 되직하면 삶은 물을 조금씩 추가하면서 원하는 농도로 맞춰주세요. 저는 매운 거 좋아해서 청양고추 1개 씨째 넣었는데, 칼칼한 맛이 추가돼서 완전 좋았어요 🔥
3단계. 그릇에 담고 올리브오일을 한 바퀴 두른 뒤 파프리카 파우더를 살짝 뿌려주면 비주얼이 확 살아나요. 당근, 오이, 셀러리를 스틱 모양으로 잘라서 곁들이면 완성!
후기
처음 먹어봤을 때 “이게 콩으로 만든 거라고?” 싶었어요. 고소하고 크리미한 맛이 진짜 예상을 뛰어넘었거든요. 채소 스틱이랑 같이 먹으니까 아삭한 식감이랑 부드러운 후무스가 대비돼서 더 맛있었어요. 만드는 시간도 10분 안쪽이라 식전 요리로 완전 추천해요.
🍚 2코스 — 메인 요리 | 표고버섯 불고기 덮밥
고기 없이 불고기 맛?
솔직히 이게 제일 걱정이었어요. 불고기를 버섯으로 만든다고? 근데 실제로 해보니까 표고버섯이 간장 양념을 얼마나 잘 흡수하는지 몰랐거든요. 씹을 때 나오는 그 쫄깃한 식감이랑 진한 감칠맛이… 진짜 놀라웠어요.
재료 (2인분)
재료 분량
| 표고버섯 | 8~10개 |
| 새송이버섯 | 1개 |
| 양파 | 1/2개 |
| 당근 | 1/4개 |
| 대파 | 1/2대 |
| 밥 (현미밥) | 2공기 |
| 양념 | |
| 간장 | 3큰술 |
| 올리고당 | 2큰술 |
| 참기름 | 1큰술 |
| 다진 마늘 | 1작은술 |
| 후추 | 약간 |
| 청양고추 | 1~2개 |
| 통깨 | 약간 |
만드는 법
1단계. 표고버섯은 기둥을 제거하고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주세요. 새송이버섯은 결대로 찢어주면 씹는 식감이 훨씬 좋아요. 양파와 당근은 채 썰고, 대파와 청양고추는 어슷 썰어 준비해요.
2단계. 간장, 올리고당, 참기름, 다진 마늘, 후추를 섞어서 양념을 만들어요. 여기서 포인트는 올리고당인데, 설탕보다 윤기가 훨씬 잘 나거든요. 매운 거 좋아하면 청양고추 2개를 씨째 넣으세요.
3단계.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중불에서 양파와 당근을 먼저 1~2분 볶아요. 숨이 살짝 죽으면 버섯을 넣고 2분 더 볶아주세요.
4단계. 양념을 부어서 센불로 올리고 30초~1분 빠르게 볶아줘요. 양념이 버섯에 코팅되면서 윤기 나는 불고기 색이 나오면 불을 끄고 대파, 통깨를 올려서 마무리해요.
5단계. 따뜻한 밥 위에 듬뿍 올려서 완성!
후기
이거 진짜 인정했어요. 처음엔 “버섯이 고기 대신이 되겠어?” 했는데, 표고버섯이 양념을 쫙 빨아들이면서 나오는 그 짭조름하고 달콤한 맛이 불고기랑 진짜 비슷하더라고요. 새송이버섯을 결대로 찢은 게 식감적으로 포인트였어요. 친구한테 이 사진 보내줬더니 “이거 진짜 고기 아니야?” 했어요 😏
🍌 3코스 — 디저트 | 바나나 니스크림
아이스크림도 비건으로?
니스크림(Nice Cream)이라는 걸 처음 들어봤을 때 반신반의했어요. 얼린 바나나만으로 아이스크림을 만든다고? 근데 비건 커뮤니티에서 엄청 유명한 레시피더라고요. 유제품도 달걀도 설탕도 하나도 없이 만드는 디저트라니, 딱 오늘 미션에 맞잖아요.
재료 (2인분)
재료 분량
| 잘 익은 바나나 (냉동) | 3개 |
| 두유 or 코코넛밀크 | 2~3큰술 |
| 코코아 파우더 (선택) | 1큰술 |
| 냉동 블루베리 or 딸기 (선택) | 한 줌 |
| 바닐라 에센스 (선택) | 1/2작은술 |
📌 준비 필수! 바나나는 최소 하루 전에 껍질 벗겨서 통째로 냉동해야 해요. 갑자기 만들 수 없으니 미리 준비하는 게 포인트예요.
만드는 법
1단계. 냉동 바나나를 꺼내서 5분 정도 살짝 녹혀주세요. 완전 꽁꽁 얼어 있으면 믹서가 힘들거든요.
2단계. 믹서나 푸드프로세서에 냉동 바나나를 넣고 갈아주세요. 처음엔 뭉텅이처럼 돌다가 점점 크리미해져요. 너무 뻑뻑하면 두유를 1큰술씩 추가하면서 농도를 맞춰요.
3단계. 여기서부터 응용이에요! 그냥 바나나 맛으로 먹어도 충분히 달콤하지만, 코코아 파우더를 넣으면 초콜릿 아이스크림, 냉동 딸기를 같이 갈면 딸기 아이스크림이 돼요. 저는 코코아 파우더 버전으로 했어요 🍫
4단계. 바로 먹으면 소프트크림 질감, 냉동실에 1~2시간 더 넣어두면 하드 아이스크림 질감이 나와요.
후기
이거 진짜 신기했어요. 설탕도 없고 유제품도 없는데 바나나 자체의 단맛이 생각보다 훨씬 달거든요. 코코아 파우더 넣은 버전은 진짜 초코 아이스크림이랑 구분이 안 될 정도였어요. 3코스 디저트로 내놨을 때 완성도가 꽤 높게 나온 것 같아서 만족스러웠어요 😊
✍️ 오늘 도전 총평
달걀도 유제품도 해산물도 없이 3코스가 가능할까?
근데 해보니까 충분히 맛있었고, 오히려 재료 하나하나의 맛이 더 선명하게 느껴지는 느낌이었어요.
친구한테 이 포스팅 보내줄 거예요. 고기만 안 먹는다고 비건이 맞냐고 놀렸던 그 친구한테 😤 채식에도 종류가 있고, 각자 자기 몸에 맞는 방식을 찾아가는 거라고. 페스코든 완전 비건이든 고기를 줄이고 있다는 방향은 같다고요.
오늘도 잘 먹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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